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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스페인어와 나 ( EL ESPAÑOL Y YO )

- 무제 -

나의 빠른 행보를 강압적으로 중단시킨 그 중년신사는 다름 아닌 우리학교 교장선생님(director de la escuela)이었다. 아니 학생이 교장선생님을 몰라보았다니, 이런 괴이한 일이! 그러나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짜증이 나시더라도 그 이유를 들어보시라.

교장선생님은 9월 2학기 초에 우리학교에 부임했었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은 1개월이 지나도록 한 번도 조회(reunion de la mañana)시간에 그 위풍당당한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그 이유는 학생들의 그의 취임을 반대하면서 동맹휴학(huelga de clases)에 돌입했기 때문이었다. 동맹휴학의 이유는 순전히 학생들의 자존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교장선생님은 타 학교의 교장으로 계시다가 우리학교로 부임했는데, 바로 그 학교는 우리학교와는 라이벌(?)관계였다. 그러니까 학생들은, 특히 의식(?)있는 학생들은 왜 그 학교에 있던 ‘사람’을 우리학교에 받아들여야만 하느냐고 반발했던 것이다. 그래서 급기야 “동맹휴학”이라는 과격한 수단을 사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의식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나로서는 처음부터 이 동맹휴학에 대해 관심이 있을 리 없었다. 학교에 갈 필요가 없어서 오히려 불행 중 다행(menos mal)으로 생각했다. 동맹휴학 덕분에 스페인어에 더 열을 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10여일이 지났을 때 학도호국단(학생회) 간부들과 그리고 학교 당국 간에 모종의 타합이 되었는지 동맹휴학이 풀려 수업이 재개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 날 학교에 갔다 빠져나가려는데 운 나쁘게 신임 교장선생님과 정면으로 마주친 것이었다. 이런 기막힌 안면충돌(chogue facial)이!

교장선생님은 내가 당신을 못 본 체 하고 그대로 교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몹시 기분이 상했던가 보다. 저만치 멀어져 가는 것을 보고 큰 소리로 불렀다.

“학생!”

나는 이 소리에 고개를 천천히 돌리면서

“저 말입니까?”

라고 물었다. 교장선생님은 그 잘생긴 용모에 잔뜩 일그러진 표정을 내뿜으면서

“여기 학생 밖에 더 있어?”

라고 불쾌한 어조로 되물었다. 나는 어정쩡한 걸음으로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또 물었다.

“그런데 왜 저를 부르셨습니까?”

이 당돌한 물음에 교장선생님은 기가 막히는지 몇 초 동안 말을 못하다가

“학생, 나 누군지 모르나?”

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 고함에 나는 일부러 바보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모르겠는데요.”

라고 대답했다. 나의 이 말에 교장선생님의 반응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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