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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 스페인어와 나 ( EL ESPANOL Y YO )

- 동물병원 앞에서 기절초풍하다  -

     
눈 깜짝할 사이에(en un abrir y cerrar de ojos) 나는 광화문 네거리에 도달했다. 여기서 나는 일단 똑바로 길을 건넜다.

당시, 즉 1954년의 광화문 네거리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사람들은 큰 길도 마구 건넜다.당시 신호등은 없었다.

그 대신 교통경찰이 거리 질서를 잡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늘날처럼 제대로 교통질서가 잡힌 것은 1960년 5.16 군사혁명 후 부터였다. 

그건 그렇고, 나는 김이배 부회장님의 편지봉투에 적힌 주소를 바탕으로 해서 왼쪽으로 길을 꺾었다.

여기서 부터 건물들의 간판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서대문 로터리(glorieta) 쪽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당시 길거리에 늘어서 있는 건물들은 기껏해야 1, 2층짜리였다. 그러므로 “스페인어학회”라고 쓰려진 간판(letrero)을 발견하는 것은 나의 형편없는 시력으로도 별로 어렵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서대문 네거리까지 갔는데도 문제의 간판은 나의 시야(campo de vision)에 들어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힘 빠진 다리를 이끌고 다시 원점(punto original)을 향해 느릿느릿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말이다. 경기여자중고등학교(당시 광화문 부근에 있었음) 입구에 거의 이르렀을 때였다. “동물병원”이라고 쓰여진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 진열장에는 귀엽게 생긴 강아지 서너 마리가 서로를 핥고 물고 하면서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가가이 가서 한참동안 그 광경을 보다가 우연찮게 시선을 옆쪽으로 돌렸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간판 하나가 나의 동공을 사정없이 강타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말이다. 바로 그 간판에 쓰여진 글과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그만 기절초풍할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왜? 어째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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