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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스페인어와 나 (EL ESPANOL Y YO)

- 김이배 선생님의 강좌를 듣다 -

지난 회에서 나는 [한국스페인어학회] 부회장 김이배 선생님을 배알할 수 있는 감격을 맛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격은 극히 순간적이었다. 왜냐하면 내가 바라던 소기의 목적은 얻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즉, 장학생(becario)으로 선발되어 중남미로 유학 가는 일 말이다. 그러나 지금 부회장님의 그런 것을 가지고 [투정]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흡사 배고픈 놈이 친구 덕분에 밥을 배가 [터지도록] 먹고 난 후에 반찬(complemento) 없다고 투덜대는 격이었다. 지금 그렇게 뵙기를 갈망하던 김이배 부회장님을 배알한 것만 해도 큰 영광이거늘……. 나는 조심스런 자세로 부회장님의, 아니 선생님의 뒤를 따라 강의실로 들어섰다. 수강생들의 수가 약 20명 쯤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놀란 것은 그들 전부가 머리 기른 어른들이었다. 그들 중에서 여자는 단 2명뿐이었는데 둘 다 퍼머(el permanente)를 한 그러니까 유독 성숙한 숙녀 차림이었다. 나만이 중머리처럼 박박 깎은 고교생의 차림을 과시하고 있었다. (고교생이 교복 자율화에다가 머리를 기를 수 있게 된 것은 그로부터 약 26년이 지난 80년대 초부터였다.) 그러므로 나는 당연히 잔뜩 주늑이 들어 강의실 한 쪽 구석에 웅크린 자세로 앉아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다. 음성이 카랑카랑하면서도 찌릉찌릉한 것이 스페인어의 특유한 열정을 그대로 내뿜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다. 갑자기 선생님이 뭔가 질문을 던졌다. 그 내용은 기억은 안나지만 아무튼 기초문법에 관한 아주 쉬운 것이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해 그 누구도 대답하는 수강생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내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선생님은 내 쪽으로 시선을 던지면서

“그럼 어디 장군이 대답 해봐요.”

라고 말했다. 이에 나는 신이 나서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물론 정답이었다. 그 뒤에도 선생님은 그것과 비슷한 질문을 두서너 번 했다. 그때마다 나는 손을 들어 정답을 했다. 선생님은 수업이 끝나갈 무렵

“장군이 스페인어 공부를 많이 했군그래.”

이런 칭찬인지 비아냥인지, 그야말로 알쏭달쏭한 말을 남기고는 퇴장했다. 그러나 저러나 나는 선생님의 그 말씀을 순진무구한 고교생답게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어깨를 잔뜩 펴고 있는데, 수강생 하나가 내게로 접근해왔다. 대학생 모습의 ‘아저씨’였다. 게다가 인상도 약간 무섭게 생겼다. 그런데 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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